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多少, 報怨以德, 圖難於其易, 爲大於其細,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是以聖人終不爲大, 故能成其大, 夫輕諾必寡信, 多易必多難,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위무위, 사무사, 미무미, 대소다소, 보원이덕. 도난어기이, 위대어기세.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시이성인, 종불위대, 고능성기대. 부경낙필과신, 다이필다난. 시이성인유난지. 고종무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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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셋째 장
직역
함이 없음으로 행하고, 일이 없음으로 일을 하고, 맛이 없음으로 맛을 보라. 크고 작고 많고 적은 원한을 값을 때 덕으로 한다. 어려움은 쉬울 때 도모하고, 큰 것은 그것이 작을 때 행한다. 하늘 아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하고, 하늘 아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끝까지 큰 일을 하지 않으므로 능히 그 큼을 이룬다.
무릇 가볍게 응낙하는 것은 반드시 믿음이 적고 쉬운 일이 많으면 반드시 많이 어렵게 된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오직 그것을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끝까지 어려움이 없다.
해석
보답을 바라지 않고 일을 하고, 일을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즐긴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 즉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에 있어서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은 오락이다. 즐거움이다. 그러나 그것이 일이 된다면 매우 힘든 일이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그것이 일이 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병이 있다. 몸에 상처가 조금 났다. 그때 치료를 하면 괞챦다. 그러나 아주 작다고 그대로 방치하다가 더 큰 병을 불러올 수 있다. 감기가 아주 작은 병이라고 생각을 하고 치부하다가 폐렴으로 번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폐렴으로 번지기전에 처리를 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큰 일은 작은 데서 시작한다. 소홀한 관리 때문에 다리가 무너지고 무수한 인명을 앚아가는 큰 일이 된다. 불은 아주 작은데서 일어난다. 그러나 건물 한채를 태우는 것은 순식간이다. 성인은 큰 불을 앞에 나서서 끄는 사람이 아니다. 큰 불이 나기전에 사전에 관리를 철저히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큰 일을 하지 않는 것 처럼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더 큰 일인 것이다. 아주 쉽다고 다음으로 미루는 것을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미루기 때문에 아주 쉬운일이 어려운 일이된다. 쉬운일이 곂치면 모두 어려운 일이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성인은 그때에 그 일을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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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하지 않는 것(무위)을 행하고, 일없는 것(무사)을 일삼으며, 맛없는 것(무미)을 맛보고 작은 것을 크게 여기고 적은 것을 많게 여긴다. 원한이 있으면 덕으로 갚는다. 어려운 일은 어려워지기 전에 손대고, 큰 일은 그것이 커지기 전에 해결한다. 이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작은 데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성인은 결코 큰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무릇 쉽게 응낙하는 것은 믿음성이 적게 마련이고, 쉬운 것이 많으면 반드시 어려운 것이 많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오히려 쉬운 일을 어렵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
주
무위: 도에 순응하여 의도적인 행위가 없는 다스림. 무사: 도에 순응하여 무위자연의 다스림을 행하기 때문에 별다르게 할 일이 없다는 뜻임. 미무미: 맛없는 것을 맛본다는 것이니 도를 체득한다는 뜻. 보원이덕: 원한은 덕으로 갚으라는 뜻임. 노자 윤리학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말임. 곧음(정의)으로 원한을 대하고, 덕은 덕으로 갚으라는 공자의 가르침과는 대조를 이룬다. 시비와 선악과 포폄을 초월하는 노자의 윤리관과 원망과 은덕을 다같이 은덕으로 갚는다는 것을 불공평한 행위로 보고 차별적 가치판단을 적용할 것을 주장하는 공자의 윤리관은 후세 학자들의 논쟁 대상이 되어 왔다.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이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이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시작된다는 뜻임. 일이란 쉽고 미세할 때 처리하라는 말이다. 역경에도 '신하로서 임금을 죽이고, 자식으로 아비를 죽이는 일은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살펴본다면 점진적인 것이다. 그 징조를 통찰하여 대책을 세우고 일찍 처리하는 데에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에 말하기를 서리를 밟으면 곧 굳은 얼음이 형성될 때가 오게 되는 것이다라고 한 말은 모든 일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만사를 쉽고 미세할 때 처리하라고 강조한 점에 있어서 노자와 발상을 같이 한다.
해
하지 않는 것을 행하면, 할 일이 없게 된다. 이것이 무위자연의 다스림이다. 그것은 도에서 나온 것이므로 별다르게 자극적인 맛이 없다. 그저 순수하고 담박한 맹물과 같다. 그러나 우리의 갈증을 풀어 주는 데는 담박한 맹물 만한 것도 없을 것이다. 무위자연의 다스림이란 어려운 일은 어려워지기 전에 손대고, 큰 일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풀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데서 일어나고, 이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은 미세할 때 손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되는 것이다. 크게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나 작게는 집의 축대를 손질하는 일 등은 다 미연에 방지하고 미세할 때 손쓰는 것이 최상책인 것이다. 성인은 이 세상의 모든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손쓰기 때문에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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