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政悶悶, 其民淳淳, 其政察察, 其民缺缺,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孰知其極, 其無正, 正復爲奇, 善復爲妖, 人之迷, 其日固久, 是以聖人方而不割, 廉而不귀, 直而不肆, 光而不燿.
기정민민, 기민순순, 기정찰찰, 기민결결, 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 숙지기극, 기무정, 정복위기, 선복위요, 인지미, 기일고구, 시이성인방이불할, 염이불귀, 직이불사, 광이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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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여덟째 장
직역
그 정치가 사리에 멍청하고 어두을 수록 그 백성들은 순박해 진다. 그 정치가 살피고 살피면 그 백성들은 이지러지고 이지러진다. 화여, 복이 의지해 있다. 복이여, 화가 업드려 있다. 그 끝을 어찌 알겠는가. 그 바름이란 없다. 바름이 바뀌어 기이함이 되고, 좋음이 바뀌어 요사스러움이 된다. 사람이 미혹한 그날이 오래되었구나. 이런 까닭에 성인은 모나면서도 나누지 않고, 날카로우면서도 상처내지 않고, 곧으면서도 방자하지 않고, 빛나면서도 광휘를 뿌리지 않는다.
해석
정치는 멍청하게 해야 한다. 자신의 손익득실을 따지고 정치를 하면 안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서 강제로 사람들을 통제하지 않는다. 그럼 백성들도 서로 다투지 않게된다. 왜, 자신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치가들이다.
정치가들이 손익계산과 주판을 두드리면서 이것저것 살피면서 이리저리 왔다 같다가한다. 그럼 백성들의 가슴은 탄다. 그리고 오늘은 이렇게 내일은 저렇게 정책들을 바꾸어 버린다. 좋은 말로 시류를 탄다는 것이다. 정치가는 이익집단의 뜻에 따라서 정치를 하면 안된다. 소신껏 일을 해야 한다. 정치가는 자신의 소신을 먼저 밝힌다음 유권자에게 표를 구해야 한다. 먼저 표를 얻고 자신의 눈치껏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소신이 유권자와 맞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소신과 유권자의 뜻이 맞으면 소신껏 정치를 하면된다. 시류를 탈필요가 없다. 시류가 자신의 소신과 어긋나면 유권자들이 자신을 찍지 않을 것이다. 그럼 무엇을 해보겠다고 나서지 마라. 조용히 물러나 있어라. 그럼 그 몸을 보전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시류를 타겠다고 계속 자신을 변화시키면 끝내 그 몸을 망칠 것이다. 정치는 초지일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의 길이 자신의 길과 같다면 유권자들이 찍어 줄것이고, 유권자들이 자신을 찍지 않으면 그들이 자신의 방법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집에서 편히 쉴 것이다.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대부분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아닌가. 굳이 몸을 망치려 들지 말기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은 자신에게 아주 탁월한 탁견이 있어서 시대에 우뚝서고 다른 이론들을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백성들이 원하지 않으면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고 백성들을 끌고 가지 않는다. 억지로 자신의 방법을 이루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설사 백성들이 따라서 일이 이루어 졌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의 공덕을 알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빛이 나도 광휘를 뿌리지 않는 것이다. 성인은 방법만을 제시해줄 수 있을 뿐이다. 그 방법대로 행동하는 것은 백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성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성인은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보라 역대의 성인중에 정치를 한사람이 있는가를, 그들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가리켜 왔다. 천하를 떠돌면서 사람들의 의식이 꽃피도록 했다. 그것이 성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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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그 다스림이 무엇을 한다고 내세우는 일이 없이 혼후하기만 하면 백성들은 순박해지고, 그 다스림이 잘고 까다로우면 백성들은 항상 욕구불만에 빠지게 된다. 화 곁에는 복이 기대어 섰고, 복 속에는 화가 숨어 있다. 아무도 그 종국을 알지 못한다. 그 종국은 상대적인 것이므로 올바르다는 것이 다시 올바르지 않은 것으로 변하고, 착하고 훌륭하다고 하던 것이 다시 악하고 요사스러운 것으로 변한다. 이 세상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하여 헤매이며 어리둥절하게 된 것은 진실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자신이 방정하다고 해서 남도 그러기를 강요하지 않으며, 자신이 청렴하다고 해서 그것으로 남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곧다고 해서 그것으로 남 앞에 멋대로 나서지는 않는다. 진리의 빛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함부로 비추려 하지는 않는다.
주
민민: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 없는 어둡고 총명하지 않는 상태, 혼후한 분위기. 순순: 순후함. 찰찰: 잘고 까다롭게 살피는 것. 결결: 한쪽이 떨어져 나간 것, 이지러진 모양, 욕구불만에 빠진 상태. 방: 방정, 방형, 네모 반듯한 것. 귀: 해치다, 상처를 입히다. 사: 방자한 것, 제멋대로 설치고 나서는 것. 요: 번쩍번쩍 빛나는 것, 광채가 나는 것.
해
그 정치가 무엇을 하겠다고 내세우는 바가 없이 흐릿하고 또 총명함이 없다면, 백성들도 경쟁 의식을 모르고 순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치가 모든 것을 분명하게 살피고 잘고 까다롭게 군다면, 백성들도약삭빠르게 되어 경쟁 의식에 의한 욕구불만도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무사 무위의 정치가 최상의 정치인 것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순탄한 경우도 있고, 또 역경 속에서 악전고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화와 복은 돌고 도는 순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아무도 그 결말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선이니 악이니, 바르다, 바르지 못하다 하는 것은 모두 상대적인 가치판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어제의 선이 오늘은 악이 될 수도 있고, 오늘의 올바름이 내일에는 부정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세상 사람들이 이와 같은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며 헤매고 있는 것은 참으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자신의 방형 모서리로 남을 해치려고 하지 않으며, 자신의 청렴결백으로 남을 비난하지 않으며, 자신의 빛나는 지혜를 함부로 과시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 장에서는 노자는 그 특유의 냉소주의적이며 역설적인 표현을 구사하여 무사 무위 정치의 우울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자는 사물을 분석하고 해부하는 논리적 사고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든 것을 도에서 나와서 도에 돌아가는 것으로 보는 하나로서의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정치에 있어서도 너무 살피고 따지고 하는 일보다는 도와 일체감을 갖고 무위 무욕의 경지에서 저절로 다스려지도록 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의 변함없는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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