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下有道, 却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故知足之足, 常足矣.
천하유도, 각주마이분, 천하무도, 융마생어교, 화막대어불지족, 구막대어욕득, 고지족지족, 상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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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여섯째 장
직역
하늘 아래 도가 있으면 달리는 말이 똥을 칠 틈이 있고, 하늘 아래 도가 없으면 교외의 싸움터에서 말이 태어난다.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큰 화는 없다. 얻고자 하는 욕망처럼 큰 허물은 없다. 그러므로 족하여 할 때 족함을 알는 것이 항상 족하는 것이다.
해석
하늘 아래에 도가 있어서 싸우기전에 말이 통하면 달리는 말(전투용 말이다.)이 농업 생산에 종사할 수 가 있다. 즉 전쟁 비용을 산업 발전과 편리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하늘 아래에 도가 없어서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말이 싸움터에서 태어난다. 교외라는 말은 성의 외각을 뜻한다. 즉 최전선이다. 말이 싸움터에서 태어나면 잘 살아가겠는가. 사람들이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겠는가. 그럼 싸움은 왜 생기는가. 그것은 족함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자신이 더 많이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얻고, 가지고자 하는 욕망이 큰 허물이라고 한 것이다. 지금 만족할 수 없으면 영원히 만족할 수 없다. 자신이 족함을 느껴야 할 때를 알아 그때 족함을 느끼면 항상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럼 자신이 족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그 배가 차고, 두 다리를 뻗고 편안히 잠을 잘 정도면 된다. 그러나 지금 현대에는 편안히 잠을 자기 힘들다. 언제 집이 무너질지도 모르고, 비행기의 소음은 창문을 두드린다. 이런 세상에 하늘 아래 도가 없어서 말이 통하지 않아 싸움이 일어나면 교외에서 말이 태어날 틈도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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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이 세상에 도가 행하여지면 잘 달리는 말은 농사에 쓰이게 되지만, 이 세상에 도가 행하여지지 않으면 군마가 도성 밖의 가까운 곳에 우글거리게 된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난은 없고 남의 것을 넘보는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없다. 그러므로 만족함을 아는 만족은 언제나 넉넉한 것이다.
주
각: 물리치다. 분: 거름을 주다, 평화시에는 말이 농사에 쓰이게 됨을 뜻함. 융마: 전쟁에 쓰이는 말, 군마. 화: 해로움, 재앙, 불행, 복의 반대어. 구: 허물, 재앙, 잘못. 막대: ...보다 더 큰...는 없다, 막심으로 된 판본도 있음. 교: 도성, 읍성의 변두리 지역.
해
옛날 도가 천하에 제대로 행하여 질 때에는 침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날쌔고 빨리 달리는 말도 전쟁에 쓰이지 않으니 농사에 사역되어 민생에 이바지하였다. 그러나 천하에 도가 제대로 행하여지지 않을 때에는 제후들이 서로 공벌약탈을 일삼아 급기야는 암말까지도 전쟁에 징발되어 진중에서 새끼를 낳는 일도 비일비재하였다. 불행한 일은 인간이 제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사실이다. 특히 백성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임금이 남의 나라 영토와 재물을 넘보고 있다면 그것은 커다란 불행을 불러들이게 되는 것이다. 군국주의는 남의 나라뿐만이 아니라 제나라 백성에게도 크나큰 재난을 안겨다 준다. 1814년 나폴레옹 군대를 추적하여 파리에 입성한 프러시아의 명장 블뤼히어는 나폴레옹의 화려한 궁전을 보고 감탄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훌륭한 궁전을 두고 모스크바를 빼앗으려고 한 나폴레옹은 어리석은 인간이다." 이렇게 인간은 끊임없이 군사적 영광, 권세욕, 물리적 욕망 등에 탐닉하게 된다. 특별히 유능한 인물일수록 더욱 만족함을 모르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현상유지에 만족치 못하는 그들의 정력이 그들을 위대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자의 안목으로 보면 이것 역시 어리석은 짓일 뿐이다. 그는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야말로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장에는 노자의 반전 평화주의뿐만이 아니라 그의 독특한 지족사상도 잘 피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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