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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고독찬가 2 – 윤영환
거울에 비친 나이 든 나를 본다
이곳저곳 깊게 팬 주름들 사이로 새겨진
희구한 사연들을 읽으며
거울 속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만
결코 바라볼 수 없는 동자의 흔들림
방대한 우주 속 홀로 섰는 작은 우주라는 나
그도 넓어 다 들여다보지 못하고 늙은 얼굴
나를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주변 은하수를 원망하지 않았다
장미보다 곱고 성인보다 성스런 너는
오로지 내 것
누구도 보지도 누리지도 못하는
드넓고 순수한 바다
밀려오는 성난 파도를 가슴 가득 안아
아기처럼 재우는
모든 일을 알고 모든 일이 가능한
우주 속 떠도는 이방인
네가 낸 길은 참으로 푹신하다
서로 안다
암흑물질 속에 드리운
동아줄 잡아 오르는 나는
비겁한 방관자로
널 위로하지 못한다는 걸
내 철저한 침묵의 사자여
네 안에서
널 통해
내가 존재할 때
나는 벅차다
2023.01.03. 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