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짓
비위와 상관없이 모든 음식을 거부하지 않는 왕성한 위장을 가진 강철 내장의 보유자였다. 그러나 요즘은 약간의 냄새만 맡아도 곧바로 토해 버린다.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먹는 자유를 박탈당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먹고 싶은 음식이 한 가지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물이나 약간의 알약으로 배를 채운다. 속이 쓰리면 위산억제제나 구토억제제를 빨아 마시며 내장을 달랜다. 나는 이 액체를 처방한 의사에게 고마움은 없다.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고 돈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돈 없는 환자는 가차없이 죽이는 인간들 아닌가. 먹는 즐거움을 잃어버렸다. 맛남을 거부하고, 향기로운 맛을 몸이 싫어한다. 꽃 향기만큼은 거부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요즘이다.
그건 그렇고......
우리들이 누리는 자유 중
본능이 지배하는,
본능을 따라야 하는 자유 중 하나를 박탈당하면 생명과 직결된다.
배변의 욕구, 수면, 음식......
나는 아직 잠들고 싶은 본능은 아직 박탈당하지 않았다.
이를 역이용한 먹는 자유를 되찾으려 요즘 애쓰고 있다.
그건 그렇고......
박탈이라는 것은 남이 또는 스스로의 의지가 자유를 앗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이 저지르는 짓 중 가장 어리석은 짓이 박탈이다. 따라서 초자연적이거나 신의 능력으로서의 박탈은 있을 수 없다. 그 어떤 신(神)도 인간이 누려야만 하는 자유를 박탈할 수 없다. 자유는 신이 부여한 것이 아닌 인간이 어머니의 양수를 마시며 세뇌되는 것이며 음양이 조화 되어 잉태하는 순간 자유는 부여된다. 박탈은 신이 아닌 인간이 행하는 것이다. 타인에 의해 또는 스스로가 말이다.
그건 그렇고......
묻고 싶다.
막장이라는 최악의 노동환경 속에 일했던 광부가 숨쉬기를 스스로 박탈했는지 교통사고 후 수혈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이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 박탈했는지 평생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깊은 산 속에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이 위암에 걸렸다면 스스로 위암을 원한건지 묻고 싶다. 그것은 운명인가? 주변 환경에 대한 역학조사를 원하는가? 웃기는 소리다. 과학이 탐지 못하는 영역이 마음이다.
스트레스 지수와 심리학? 그것들이 밝혀냈다고? 그런데 왜 사망자는 늘어만 가는가. 주변 정신과가 어딘지 몰라서? 웃기는 서양의 과학들에 가래를 뱉는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단어가 스트레스인데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스트레스라는 단어로 세뇌시키고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정신의 온 것인양 쇼하는 의사들을 보면 토가 나온다. 언제부터 우리가 스트레스라는 단어에 집착했나. 쪽팔린줄 알라. 사람들은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인줄알고 벌벌떤다. 갖잖은 서양지식팔아먹고 진료비나 받아 처먹는 것들이 혐오스럽다. 한글이 어눌한 이중국적자일 뿐이다. 나는 정신과 의사들에 대해 상당한 혐오감을 갖고 산다. 다른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작은 증상가지고 곧 죽을 것처럼 말하고 보험회사들이 이들의 말을 빌어 사기를 치고 있다. 사채광고로 욕처먹던 연예인들이 요즘은 보험광고로 전환하는 더러운 미디어광고 구현의 선구자들이 바로 돈에 영혼을 파는 의사들이다.
그건 그렇고....
모든 병은 마음이 만들며 아무리 청정지역에 살고 문명과 벽을 쌓고 산 속에 살아도 마음이 울면 죽는 것이다. 우울증, 스트레스 들먹이며 알약이나 처방하는 돈에 눈 먼 자들을 멀리하라.
100세가 넘은 할머니가 서울 한복판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책을 들고 글을 쓰며 즐겁게 사는 것은 그 동네가 공기가 좋아서가 아니다. 마음을 기가 막히게 잘 다스렸기 때문이다. 그것을 자연스럽게 살았다고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살지 않는 인간은 모조리 암병동이나 응급실에 가있다. 그 할머니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기에 우리는 귀농을 하고 시골을 찾는 것이다. 어떤 사이비는 죽을 때가 되면 흙으로 가기 위해 시골을 그리워 한다고 말한다. 현혹되지 말라.
빛이 없는 곳을 찾는 것이고 흙을 찾는 것이다.
시간이 되면 어두워야 하고 흙의 기를 마셔야한다.
지금은 어떤가? 24시간 밝잖은가. 언제든 불을 켤 수 있고 가로등 불빛이 늘 동네 곳곳을 비추는 전기의 천국이다.
사람들이 시골에 정착하려 하는 이유는 빛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왜냐면 그 짓이 자연스러운 짓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본능이다.
배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졸리면 자야하고
마려우면 싸야하고
해지면 어두워져야 한다.
심심해서 먹고, 우울해서 먹고
졸려도 못자고
똥도 참으며 돈벌고
밤낮없이 뛰며 사는 것들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네 삶은 해 대신 기계가 아침을 알리지 않던가.
그건 그렇고......
원래 할 이야기가 있었는데 잊어 버렸다.
아마 잊어 버린 것도 자연스러운 것일 게다.
2009.04.01 3:40 윤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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