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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포 서어나무. - 서공식
까닭도 하나 없이 십리 포에 비가 온다.
서어나무 숲 사이로 우산을 펼쳐들면
제 각기 따로 피어난 암 수꽃의 입맞춤
바다가 그리워 서어나무로 일어서서
한 가지에 받쳐진 외꽃으로 피어날 때
애달픈 속내 울음이 파도위로 나른다.
허방을 딛고 가는 사슴 같은 바람 안에
서어나무 상사화는 뚝 뚝 뚝 핏물지고
백사장 돌아선 어귀 흰 손 사레 멈춘다.
포말로 다가 오는 순환을 기약하면
그렇게 소중한 바람 하나 꽃이 되고
또 하나 우산을 펴는 비 내리는 서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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