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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끝을 향하여 - 송지은
오월에 한창 빛나는
광주의 엄숙을 지나
*가도 가도 황토길
땅끝으로 가는 깃발
충분히 지쳐 있을 하늘인데
흔들리는 그늘도 없다.
절망의 바닥에서
짓물러진 상처라고
'넌 모른다'
히죽 웃을 때
네 시선에서 떠돌던
그 황토
소름끼치게
앞질러서 내닫는 길
그러나,
땅끝에 서면 초라한 비석 앞에
바다는 제 몸을 갈라 섬들을 끌어 오는데
'땅끝은 아무래도 없더라'고 하면
넌 또 웃을까?
아직 멀었다면서.
*한하운 '소록도 가는 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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