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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오는 비 - 김옥정
무릎을 마주대고
둘러 앉은 산자락에
식솔들을 거느리고
선방(禪房)에 든 산사의
불심(佛心)을
깨우는 천수경
밤을 도와 읊는 봄비.
무량한 법당 뜰에
사리알로 눈을 뜨고
뒤척여 밤을 헤어
화두(話頭)를 풀어가면
객승(客僧)의
잔잔한 심연(深淵)이
또 너울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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