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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에서 - 자경 전선구
법열로 가득 채운 닿지 않는 산초 등잔
적막도 잠든 산 속에 혼불로 밝혀 두고
영겁을 가슴에 품어 오고 감도 잊었던가.
고뇌도 삭고 삭으면 기쁨으로 변하는가
희열도 서러움도 본래에는 한 몸이었나
초연을 가슴에 품고 생도 멸도 잊었던가.
침묵은 뜨거운 설법 울려오는 저 소리를
침묵은 심연이다 그치지 않는 저 음성들
침묵은 화엄이로다 철을 넘어 피는 꽃들.
산천도 귀를 열고 빛 밝히는 말씀 듣고
석 장승 눈을 뜨고 장엄함을 바라볼 때
영혼의 닻을 드리우면 진리 한 폭 얻을까.
번호 | 제목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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