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2,664 추천 수 9 댓글 0
백지(白紙) - 우홍순
뉘 작은 지문(指紋) 한 올 찍히기를 거부했다
잔꾀 묻은 발자국이 몰래 찍혀 있을 게다
백지는 본디 흰빛이라
그냥 시샘 받았다.
태초 강물 지나간 흔적 어딘가 남아 있으리
한 점 티 안 묻어서 질투에 시달렸지만
하늘이 함께 내려앉아
더 순결 할 수 있었다.
천진한 첫 돌나기 재롱이 그려져 있다
깔깔대는 아기들의 웃음소리 들려온다
보인다 잠든 모습이
모두 아기 빛깔이다.
매미*에도 날아가지 않을 백지 한 장 품었지만
불어대는 흙바람에 걸레처럼 더렵혀졌다
세태가 그런 걸 어쩌나
변명하며 살았다.
*매미 : 2002년 휩쓸고 간 태풍 이름.
번호 | 제목 | 글쓴이 |
---|---|---|
공지 | 우리시 시조의 이해 | 바람의종 |
1044 | 가을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3 | 선택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2 | 인생 - J에게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1 | '물때회'에 부쳐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0 | 평상심 - 신현필 | 바람의종 |
1039 | 반추 - 신현필 | 바람의종 |
1038 | 그대에게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7 | 표상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6 | 아버지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5 | 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4 | 가끔은 산에 올라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3 | 일상의 노래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2 | 담백한 날을 위하여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1 | 끝은 시작이어라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0 | 불이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29 | 나무거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28 | 겨울편지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7 | 에밀레보다 푸른 사랑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6 | 가을편지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5 | 슬픔처럼 비가 내리고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4 | 한 잔의 인생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3 | 마음 한 장 - 김민정 | 바람의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