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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물빛 - 이태순
그 무슨 물이란 물은 다 같은 물빛이던가?
구부린 먹빛 가지, 벼랑 위의 느티나무
남한강 깊숙한 기슭 한 획 굵게 긋고 있다.
가던 길 멈춘 물은 바랑 벗어 놓게 하고
풍경이 풍경 흔드는 절집 돌아나갈 때
금선어(金線魚)등 비늘처럼 번쩍거리는 저 한 획
댓잎보다 짙푸르게, 노을보다 붉고 붉게
흰 등뼈 곧추세우고 경전(經典) 펼쳐 보이는
신륵사 나옹선사가 성큼 다가설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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