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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손녀 백일잔치에서 - 안을현
배내털 보송보송 재롱피우는 버들개지
옹알대는 배냇짓에 채송화도 우쭐대고
꽁꽁 언 할마 마음에 물오른 눈엽이 핀다.
눈 녹은 산골 여울 졸졸졸 소리치면
심상의 세한도에 쏟는 햇빛 간지러워
가슴 속 할아비 무덤가 삐삐목도 솟나보다.
빨랫줄에 하늘대는 배내옷은 흰나비 떼
환한 미래 열고 오는 무지갯빛 고운 화신
싸늘한 마음 언저리 번져 오는 봄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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