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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을 하며 - 서일옥
웃자란 잎 잘라내듯
적막을 걷어내고
안으로만 다져온
언어들을 트는 뜨락
살의를 가슴에 묻은
뿌리를 재단한다.
우리 사는 세상도
이처럼 뒤엉켜서
서로의 가슴 속에
상처를 내어가며
돌 틈새 머리를 박고
숨죽이며 사는 걸까.
새 분(盆)에 새 흙 넣고
햇살 한 줌 비벼 넣고
내 몸속 물관부에
수액을 분사 하면
소박한 식탁위에도
춘삼월은 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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