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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2 - 김경태
문틈과 문틈사이로 빈집을 들여다본다
흐르는 적막으로 침전하는 흙먼지
그 속에 돋아나 있는 토끼풀을 바라본다
뜯겨진 기왓장마다 흔들리는 바람소리
곰삭은 세월만큼 상처를 드러내는
갈라진 지붕을 뚫고 달빛이 흩어진다
벽에 걸린 액자 속 구겨진 얼굴 위로
누런 때가 지도처럼 강물되어 흐른다
주인도 손놓아버린 어두운 삶의 岐路
한 평생 기다림에 지친 몸을 끌어안고
토끼풀이 힘을 모은다 하얀 꽃을 피운다
廢家는 깊은 곳까지 뜨겁게 뿌리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