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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출항 - 김조수
멀어지는 뭍이여 이승 끝의 살붙이여
불혹 넘은 가장의 어깨 첫 바다를 걸머맨다
뱃머리 닻을 올리며 억센 파도 껴앉는다.
해역을 밭으로 일궈 그물질을 해 본다
땅 위의 삶보다 더 맵고 짠 소금빛 나라
노동의 비늘이 되어 현란하게 반짝인다.
고향의 두고 온 손짓 선잠을 흔들어댄다
손톱의 초승달 무늬 다시 돋는 그리움은
칠흑의 어둠 속에서 하얀 포말로 부서진다.
푸득푸득 내 새끼 은갈치 금조기들
너희들 빛난 생애 세상 어귀에 내걸릴 때
희생이 사랑인 줄을 사람들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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