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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 심석정
골바람 한 손 퍼질러 얼굴 씻고 산길 간다
찌르륵 벌레 울음 귀를 세운 산 다람쥐
옥죄던 삶의 무게를 여기 잠시 부린다
발 끝에 구르는 돌 낚아채는 나무등걸
원시로 돌아 온 난 신의 피조물일 뿐
수피속 흐르는 물소리 가만 나를 방생한다.
산정을 밟고 서서 먼 도심 내려다 본다
바둑판 씨줄 날줄 뒤엉킨 삶의 질곡
마천루 끝없는 욕망 골다공증 앓고 있다
부딧쳐 으개져서 쏟아내린 한 줄 폭포
일상의 잡다한 티끌 물보라로 흩어지고
반듯한 뼈대를 세워 희귀의 길 다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