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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박 - 김일연
-산사에서
흐르는 것들만이 죽비로 깨어있다.
물소리로 겹치는 산과 산 검은 이랑을
거슬러
치고 오른 달
은어처럼 빠르고.
쏟아 붓는 달빛의 돋을새김 속에는
낯선 길바닥을 헤매던 고무신과
적막한 기억을 쓸던 시간의 붓 자국만.
마음이란 먹을 갈아 일필휘지 하고픈 밤
이별보다 만남으로 남은 날을 채우고져
두 눈은 아픈 내부를
깊숙이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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