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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 홍오선(洪五善)
무창포 아침나절 썰물이 빠진 자리
물 젖은 바다 나신(裸身) 드러낸 넓은 가슴
억만년 신비 벗은 듯 흥분하는 인파들.
애들은 애들대로 미칠 듯 좋아하고
어른은 어른대로 졸지에 애가 되어
제 딴엔 보물 본 듯이 온 바다를 휘집네.
참 조개 애기 꽃게 숨어든 개펄 속을
파내고 후비어도 바다는 내숭떨고
밀물에 쫓긴 아이들 볼모에서 풀린다.
제 열(熱)에 지친 낙조(落照) 수평선 붉게 타면
집 나가 후회하고 돌아온 모정(母情)처럼
밀물은 모성애 되어 빈 자리를 채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