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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影池) - 조순호
만리 밖 고향 뜰의 핏기 잃은 아사녀가
해거름 등성이로 풀꽃처럼 흔들려도
한 목숨
탑신에 걸고
돌을 쪼는 그 사랑.
하얀 탑 비칠 연못 산영(山影)이 거기 있고
중천에 뜬 밝은 달이 일러주는 애달픈 사연
넋들은
물 속에 살며
연꽃으로 곱게 핀다.
오늘 지각을 뚫고 끌어올린 온천수에
돌 바위 이끼 서리 그 천년이 무너져도
목이 멘
전설은 남아
산새들이 글썽인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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