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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서 - 정해원
풀벌레 울음소리가 강물처럼 흘러가고
별빛은 쏟아지며 반짝이는 주렴을 치면
그 누가 팔베개하고 내 옆에 와 눕는다.
그는 뉘이던가 허전한 세월이어라
어릴 적 추억으로 한 줄기 바람으로 와
서럽게 울음 운 눈물 풀잎 끝에 맺은 이슬.
초이레 푸른 반달 서천에 뚝 떨어지고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는 초로(初老), 초로(草露)던가
이 한밤 실바람 따라 영(嶺)을 너머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