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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 정정용
산모롱이 돌아 언제쯤 살다 갔는지
우두커니 비어있는 어스름 속 집 한 채
썰렁한 처마 그 아래 소식 없이 꽃이 핀다
부서진 들창너머 예전처럼 달은 뜨나
지아비 소면 통이 지난 날의 아픔인데
차라리 검게 탄 고요 어둠 되어 묻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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