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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에서 - 전태규
새 하얀 배꽃마다 눈부신 하늘 열면
뒷동산 뻐꾸기도 꽃 속에서 돋아난다
흐르는 저 물살 가르며 다가서는 솔바람
말없이 가는대로 저 강이 가는대로
떠나도 찾아오는 열두 굽이 사랑길
그 슬픔 딛고 일어서 출렁이는 이 마음
산자락 펄럭이고 능금 꽃 이우는 밤
오천년 거센 삭풍에 사뤄 피운 이야기
끓는 피 토해 내면서 능선마다 꽃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