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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後浦)에서 - 전선구
바다는 삼동에도 얼지 않고 춤을 추고
출항을 준비하는 고깃배 가쁜 숨결
풍랑도 두려움 없이 닻을 올려 나간다.
폐선도 모래톱에서 깊고 긴 꿈을 꾸고
수평선 저 넘어서 청춘을 불태우던 날
빈 선창 별빛 내리면 대양으로 떠난다.
옹이 박힌 손마디 삶을 깁는 늙은 아비
구름 내린 어깨 넘어 저녁놀 불타는 곳
마음은 저 쪽빛 바다 깊이 묻어 두었다.
해조음 가락가락 머리맡에 맴을 돌 때
먼 바다 숱한 얘기 젖어 설렌 이 한 밤
등대는 밤을 새우며 겨울 바다 달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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