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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서 - 이재호
쇠죽연기 서슬 퍼런 우윳빛 커튼 너머
잔설이 누더기 되어 걸어가는 산마을
동그란 하늘 내려와
자갈밭은 은하 되어
얼면서 크는 나목 노란 햇살 새끼 치자
비루먹은 거랑 가 얼음 칼만 번득인다
작은 새 서툰 노 저어
탱자 울 넘나들고
타오르는 불면덩이 이엉으로 엮고 엮어
하얀 밤 눈사람이 끼적이며 부른 이름
오늘은 싸락눈 되어
새가슴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