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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흘러 아리랑 / 서태수
-낙동강.111
긴 세월 길 따라 떠 내린 우리네 서러운 노래
아리랑 아라리요 물길 들길 천리 길을
이제금 낯선 들녘 어디쯤에 잔뿌리라도 내렸을랑가
목덜미에 내리 꽂히는 햇살 따가운 길을
긴 밤 잠기는 물엔 아득히 온몸 갈앉아
여울 센 어드메 강어귀에서 발병이라도 났을랑가
등허리 따뜻이 누일 한 뼘 땅은 까마득 멀어
한낱 물결에 나부끼는 가녀린 풀잎 되어
여직도 벼랑 벼랑을 돌아 떠 내리고들 있을랑가
날이면 또 날마다 흘러가는 길을 따라
아흔아홉 한숨 굽이 인간사 알 길은 없어
어깨춤 서럽게 넘실대며 속울음 우는 아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