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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에 다녀오다 - 서공식
부용산 오봉산이 천왕되어 버텨서고
물소리 매미소리 결 고운 바람소리
세속의 범접을 막는 구성폭포 일주문
영지에 비친 절집 그림처럼 아늑한데
선계에 다다르는 돌다리를 딛고서면
어느새 사라져 버려 흔적조차 없는 마음
홀로핀 접시꽃은 상사뱀의 아픈사랑
등굽은 늙은보살 공주되어 염불하고
삼세가 함께 모이는 회전문을 들어선다.
여느때 습이되어 기원하던 욕심들을
한참을 뒤적이다 제풀에 부끄러워
간신히 보여 드렸네 꽉 움켜쥔 빈손을
고고한 학이되어 반기시는 청하스님
안밖이 투명하신 웃음으로 법 주시네
내 본성 찾을수 있나 비춰보는 어리석음
개똥밭 이승으로 회전문을 나서는데
망초꽃 달맞이꽃 산무릅 메꽃들이
저마다 본성을 닦아 다시오라 배웅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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