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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 백승수
모를 내는 일은 사람을 심는 일이로다
포기포기 한 사람씩 쪄내고 또 엮는 마음
한 묶음 두 묶음 되어 저 논에다 던져진다
연두는 녹빛 속에서 가만가만 꿈틀대다
녹빛과 어우러져 가로세로 퍼질 때 쯤
들판은 푸르른 파병(波兵) 물결처럼 흔들린다
개굴개굴 개구리가 밤새 울던 밤이 와도
가난은 부끄럼 아니야 마음 곧게 먹어 주길
오호라 부귀공명쯤 수전(水田)에 다 풀린다
못줄로 이어지는 든든한 이 삶의 뿌리
장삼(張 三)이사(李 四)라도 내 밥 먹여 살리는 날
내 그곳 못자리 보아 설계도나 그린다
참으로 귀한 것은 내 것 바로 지켜내기
돌아간 아비 얼굴 다시 떠오르는 밤도
아득한 만경 평야가 꿈결 환히 뚫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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