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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박태일
흰 구름 뭉게뭉게
솜털을 굴리면서
파랗게 멍이 든 듯
어지럽게 깊은 하늘
포근히 익는 뜨락에서
알밤하나 뚝 진다.
감나무 가지마다
빨갛게 물이 들고
금풍에 물결치는
너른 들 푸른 하늘
배부른 허수아비도
춤을 추는 이 가을.
오가는 길섶마다
풀을 뜯는 염소 황소
코스모스 하늘하늘
손짓하는 그리움에
지금도 가슴 설레는
아직 어린 고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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