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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磬 - 민병도
부처님 출타 중인
빈 산사 대웅전 처마
물 없는 허공에서
시간의 파도를 타는
저 눈 큰
청동물고기
어디로 가고 있을까
뼈는 발라 산에 주고
비늘은 강에나 바쳐
하늘의 소리 찾아
홀로 떠난 그대 만행(卍行)
매화꽃
이울 때마다
경(經)을 잠시 덮는다
혓바닥 날름거리며
등지느러미도 흔들면서
상류로 적요의 상류로
헤엄쳐 가고 나면
끝없이
낯선 길 하나
희미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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