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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롱불 - 김몽선
죄어오는 퀭한 적막
밀어내며 밀어내며
내사마 우얄끼고
타는 속을 우얄끼고
문풍지 바람도 떠는
내 한 생(生)은 절인 심지
이슬 젖은 싸리울을 자정 멀리 떠 보내고
와 이래 허기지노 무섭도록 까만 하늘
멍울도 후미진 가슴 쥐어짜서 홰를 친다.
허벅지로 삼아내는
이 겨레 매운 넋은
핏물 자아 올린 천정
소지(燒紙)로 서성이다
잃은 땅 바람막이에
먼동으로 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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