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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같이 / 박재두
잎새 하나라도 가리워질 하늘과
눈감으면 지워지는 별, 구름... 바람의 이름을
동자에 적어 익히며 살아가려 했느니
실바람만 스쳐도 가누지 못해 몸부림치고
환한 얼굴빛 기쁜 듯이 꾸며내며
그림자 그늘진 뿌리 지심 깊이 드리우노니
고개 들지 못하는 예쁜 죄 하나 저질러
없는 듯 들풀같이 흔들리며 가려는 길에
허물만 손톱이 길어 찬 하늘을 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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