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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悲歌) 윤 우 영 약지에 꽃물 들인 그녀를 알고 싶어 여섯 장 엽서 띄워 잠든 시심 일깨우니 메아리 진주 천 리 길 머다 않고 돌아왔지. 효자동 전차 종점 톱밥 타는 찻집에서 가스메 불 지피며 문에다 매달아 면식이 전혀 없지만 느낌으로 다가갔지. 손끝에 흐르는 저 서로가 느끼면서 왕십리 떠난 눈(雪)길 중앙청 끼고 돌아 첨 만난 그 찻집에 앞에 서글피 마주섰지. 영자(影字)를 아로새긴 손때 먹은 붓 하나에 피봉 뜯은 꽃편지를 다시금 건네주곤 마지막 손사래치며 긴 골목 돌아갔지. 항(缸)같이 텅빈 가슴 한 이레쯤 저미다가 순백의 고별장을 받아든 연후에야 내 마음 고이 학 접어 그녀게로 날리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