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원수연
하늘이 구름 없이 문을 열고 있습니다.
치악산 머리에서
해가 뿌려주는 빛살
하루가 사랑의 숲에서
새소리로 만납니다.
아직 눈먼 돌들이 앞을 막을 때입니다.
넘으면 또 고개
그 아랜 강물이고
죽어도 거울로 다시 살
길을 가고 있습니다.
하늘이 보는 앞에 땅이 잡아줍니다
그늘 속 어둠들이 눈을 뜨기 시작하면
뒤안길 황량한 마음밭에
꽃을 심고 싶습니다.
줄기찬 걸음처럼 내어진 깃발 아래
기쁨들이 핍니다.
소망들이 열립니다.
말없이 초저녁 눈썹에서
웃고 있는 초생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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