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소에서
박 정 애
겨울 눈서리 푸른 날은 바람 잘게 썰어냈다
치태(齒石)같은 톱밥더미 이력에도 쌓이던 것
하 세월 휘어진 자리
깎은 듯이 펴보았다
톱니가 지나간 자리 밑뿌리까지 흔들리던 삶
맞물린 송곳니로 뼛속까지 파고들던 아픔도 이골이 나서
제 설움도 맛이나고 목젖 뜨겁게 울컥 치민 수액의 소리
곡선으로 살려내어 저 아늑한 산간 별채소리 아로새긴
문양하며 결대로 피가 도는 속살 깊이 손 끝에 닿는 바다
가 있어 흰 이를 드러내고 혈흔도 없는 절개지. 이 세상
모든 동질법으로 껴안으면
마음 속 뼈닫이 하나에 못 담은 것 없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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