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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璧) - 문복선
나의 집 안방 벽은 신문지로 살아간다
수십 년 덧바르니 군살이 많이 박혔다
군살은 제 중량으로
임부(姙婦)마냥 괴롭다.
켜켜 쌓인 군살들이 밤바람에 흔들린다
버겁한 몸짓들이 거꾸로 목매달고
부정(不正) 회장 나으리
형량 많다 투덜댄다.
얼마를 더 견뎌야 아픈 군살 빠지는가
오늘도 지친 눈빛 벽 속을 걷노라면
빛 바랜 우리 모습이
슬픔으로 막아선다.
벽시계는 몇 시인가 달력 한 장 미리 떼자
어두운 골목 지나 푸른 평원 내달리면
마디진 삶의 응혈들이
강물로나 녹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