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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탑에 올라서 - 김호영
산높이를 재면서 발아래 두고 있는
등고선 제 각각인 건물 숲을 보면
차이 둔 삶의 축적을 그대로 읽게 한다.
차들의 엔진소리, 사람들의 가뿐 소리
가려낼 수 없는 여러 소리들의 범벅
음보를 가늠해 보면 알 수 없는 함수 그림.
찬란한 불빛이 별들을 무색케 하는
밤은 더욱 평온한 한 폭의 그림인데
가려진 어딘가에 울음 같은 소리는.
못난이 들에게만 보이는 곳이 있다.
숨죽인 이에게만 들을 수 있는 신음을
달뜨면 닥지닥지 붙은 동네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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