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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의 시읽기/ 강세화
마당이 왁실덕실 웅성거리는 날
밤이 깊어서 어수룩히 불밝히고
풍지도 못대는 방에서 산중시(山中詩)를 읽는다.
바람이 괄괄한 논들을 몰아붙이는 소리
시(詩)도 밀어내고 주절주절 끼어들어
경칩(驚蟄)날 개구리처럼 쭈빗쭈빗 나선다.
마음에 긁히던 소리 다짐받아 눌러놓고
자리에 들어와 조아리고 앉았으니
오히려 없는 소란을 귀가 따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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