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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비 여울목 - 문복선
무딘 가슴 한 쪽 달고
머언 길을 걸어왔다
마음 열고 주는 눈빛
그 고움 사랑인데,
오늘은 흙비 여울목
그 모습이 흐리다.
어릴 때 훔치려다 들킨,
황금 석류 익어가는 곳
들녘을 지나 새끼종이 울리던,
예배당 높은 언덕
파아란 바람이 있고
귀여운 새들이 있었다.
그리움이 물가에 젖는
초가을 오후쯤엔,
지친 세월 함께 건널
징검다린 하나 놓고
강기슭 네 너른 가슴에
국화향을 뿌리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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