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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 이명자
새들은 산 속에서
초록색 편지를 쓴다
풀잎 끌어안은 이슬방울 들여다보고
어찌나 맑고 고운지 울먹이며 날아간다.
무소유 그 선연한 빛깔
싱그러운 바람결 따라
물은 제 빛깔로 늘 낮은 자리 채우고
잘 익은 모과 향기에 온 마을이 젖는다.
물빛 하늘 퉁기면
쏟아질 듯 고인 멜로디
파장의 동그라미 번지는 그 길에서
구름이 가슴으로 쓴 긴 연서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