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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까치 - 김종만
아침부터 까치가 운다
높다란 종합 병원 간판 위에서
미루나무 한 그루 없이
서울은 왜 이리 집만 가득할까
미루나무 꼭대기에서 상쾌한 공기 마시며
깍깍 깍깍 울어야 할 까치가
오늘은 시멘트 덩어리 위에서 운다
언젠가 종로 5가에서 본 까치가 생각난다
크리스마스라고 사람들은
바쁘게 오고 가고
네온 사인 오색 전구 등은 요란하게 반짝이는데
시커먼 플라타너스 가지 위에서
서울 까치들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소리 나는 들었다
지금 울고 있는 저 까치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리 집마냥 시골에서 이사 온 까치일까
하필이면 먹이도 살 곳도 편치 않은데
앉아서 쉴 나무 한 그루 없는 서울엔 왜 왔을까
왜 까치들은 끝까지 끝까지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이고 따라와 살려 할까
이렇게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를 만든
사람들을 미워할 줄은 모를까
먹이도 없는 아스팔트 위에 앉아 사뿐거리고
더러운 공기를 마시고라도
그래도 사람들과 정을 끊을 수 없다고
사람들은 변해도 우리들은 변할 수 없다고
미운 사람 고운 사람
끝끝내 사람들과 같이 살 거라고
오늘 아침에도 까치들은 다짐을 하듯
콘크리트 지붕 위를 오가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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