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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는 놀고 싶어요 2 - 김종만
점심을 먹고도 나가서 놀 수 없어요.
땀 냄새를 싫어하시는 선생님은
볕에서 뛰놀다 들어오면 땀 냄새가 난다고
점심 시간 종이 울리면 곧 칠판에 문제를 내시고
"점심 다 먹은 사람은 이거 풀어요."
하시고 휑하니 교무실로 갓고
우리들은 반장의 수첩에 이름이 적히는 게 무서워
말없이 밥숟갈만 입에 퍼넣어요.
오전 시간 마치고 돌아가던 2학년 종천이가
낼름 창 밖에서 얼씬거려도
난ㄴ 나갈 수 없었어요.
축구공을 가지고 온 영천이가
책상 밑으로 내게 툭 공을 차보내도
나는 모른 척 했어요.
그러다 반장 몰래 벌떡 일어나
창 밖으로 운동장을 내다보니
4학년 아이들이 축구를 하잖아요.
에이!
야, 반장!
우리 나가 놀자!
혼나면 혼나지 뭐!
안 돼! 어제는 다섯 대지만
오늘은 열 대야!
그 소리에 풀이 죽어 다시 풀썩 주저앉지만
난 오늘따라 반장이 미웠어요.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싶었어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꼬박꼬박
노예처럼 말 잘 듣는 반장이
오늘은 유난히도 미웠어요.
그래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어요.
"선생님, 우리 좀 놀게 해줘요!"
당장에 화난 선생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난 듯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나는 다시 맘속으로 외쳤어요.
"선생님, 우리는 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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