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24,874 추천 수 5 댓글 0
플라나리아 - 고홍수
유리 접시의 물 속에서
플라나리아 한 마리가 허리를 잘립니다.
유유히 헤엄치다가
날카로운 면돗날에 둘로 잘리니
바닥에 붙어 꼼짝도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죽을 거라고도 하고
머리가 있는 쪽만 살 거라고도 하고
둘 다 살 거라고도 했지만
나는 다시 붙을 거라고 했습니다.
며칠 후 과학실에 가보니
그놈은 두 마리가 되어 꼬무락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놈을은 본디 한몸인 줄 모르는지
제각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생명력이냐고
선생님은 감탄하셨지만
그런 힘을 가지고도
잃어 버린 반쪽을 찾을 생각도 않는
바보 같은 벌레라
개울 바닥 돌 밑에서
햇빛을 피해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서로 찾아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마음속으로 따로따로 꿈틀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221 | 두레박 - 유성윤 | 風文 | 206 | 2024.11.08 |
220 | 강물 - 김사림 | 風文 | 205 | 2024.11.08 |
219 | 첫서리 내리면 - 김요섭 | 風文 | 209 | 2024.11.06 |
218 | 이슬 5 - 김재용 | 風文 | 158 | 2024.11.06 |
217 | 소양강 안개 - 박봄심 | 風文 | 139 | 2024.11.04 |
216 | 꿈나무 - 김요섭 | 風文 | 127 | 2024.11.04 |
215 | 새벽달 - 최일환 | 風文 | 123 | 2024.11.02 |
214 | 낮에 나온 반달 - 조화련 | 風文 | 165 | 2024.11.02 |
213 | 달밤에 - 노원호 | 風文 | 288 | 2024.10.28 |
212 | 달 밤 - 김영수 | 風文 | 254 | 2024.10.28 |
211 | 별 하나 - 이준관 | 風文 | 230 | 2024.10.25 |
210 | 가을이란 산빛이 있어 - 정광수 | 風文 | 234 | 2024.10.25 |
209 | 산길에서 - 이호우 | 風文 | 262 | 2024.10.24 |
208 |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 風文 | 257 | 2024.10.24 |
207 | 땅 - 이화이 | 風文 | 234 | 2024.10.23 |
206 | 숲 - 이주홍 | 風文 | 271 | 2024.10.23 |
205 | 산 - 김용섭 | 風文 | 210 | 2024.10.22 |
204 | 산 속 - 김원기 | 風文 | 233 | 2024.10.22 |
203 | 하늘 - 박민호 | 風文 | 257 | 2024.10.21 |
202 | 산 - 이주홍 | 風文 | 250 | 2024.10.21 |
201 | 가을 하늘 - 윤이현 | 風文 | 236 | 2024.10.18 |
200 | 산울림 - 박유석 | 風文 | 242 | 2024.10.18 |
199 | 가을 풍경 - 김철민 | 風文 | 291 | 2024.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