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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밭 - 이무일
쭉-
쭉-
그 좋게 쏟아지던 빗물
너무 너무 꼿꼿이 앉아
다 흘려 보내 놓고,
산은 왜 나무들처럼
하늘을 찌르는 저 큰 미루나무처럼
-쑥
-쑥
산은 왜 물을 빨아올리지 못하는가?
발 아래
강이 흘러도
발 아래 푸른 강이 흘러도,
지금
비탈밭은 목이 마르다.
강까지
뿌리 뻗을 재주가 없어
비탈밭 콩잎들처럼
나도 목이 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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