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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지는 봄 - 신현득
앞뒤 밭에 냉이가 돋아나면,
엄마는 예쁜 아기를 낳는다 하고.
살구꽃 필 즈음에,
큰 암소는
귀연 송아지를 낳을 기고.
(그 밖에도 병아리랑 또 있다.)
아버지는
앞들에서 제일 좋다는,
선돌 옆 두 마지기 논을 산다 하고,
오빠는
이층집 읍내 중학교에,
까만 양복에 까만 모자 쓴
중학생이 된다 하고,
엄마랑 아버지는
요즘 밤 곧장 이야기가 길고,
누무시지 않는다.
나도 오빠도
자는 척은 하지만,
엄마 아버지 하시는 얘길
다 듣는다.
그리고 오는 봄의 좋은 일들을
꿈꾸듯 그려 본다.
--- 아기를 업고,
송아지를 몰고,
그렇게 바닥이 좋다는
선돌 옆 논이랑,
까만 양복에
중학생이 된 오빠 모습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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