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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과 순이 - 이오덕
분이는 따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경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아름답단다.
그러나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순아, 넌 무슨 꽃이 더 예쁘니?
채송화가 제일 예쁘지?
그래도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소아마비로 다리는 저는 순이.
순이는 목발로 발 밑을 가리켰다.
꽃밭을 빙 둘러 새끼줄에 매여 있는 말뚝.
그 말뚝이 살아나 잎을 피우고 있었다.
거꾸로 박혀 생매장당한 포플러 막대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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