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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 이원수
바람아,
빈 산과 들을 지나
차가운 강물처럼 내려오느냐.
우리들 벗은 종아리에
엷은 옷 속에
너희들은 달려드느냐.
해마다 겨울이면
연을 날리며 너를 맞던
우리들.
이제 더러는 거리에 장사치 되어
바람 속에 가냘픈 소리 외치고
더러는 집안 걱정 노나 가져
공부 대신 근심에 빠져 있다.
차가운 바람아.
너마저 나무 끝에 우지 마라.
우리를 휩싸고 소리소리 질러라.
자라는 우리
너희들과 싸우며
슬픔 속에서도
봄맞이 준비해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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