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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의 소리 - 이원수
대낮에 온 세상이 잠이 들었네.
바람 한 점 없네.
논의 물도 죽은 듯 누워만 있네.
먼 먼 산에서
뻐꾸기 혼자
뻐꾹 뻐꾹, 그 소리뿐이네.
더운 김 푹푹 찌는 벼논 한가운데
땀에 젖은 작업복 등만 보이며
혼자서 허리 굽혀 논매는 아버지.
발자국 옮길 때마다 나는
찰부락 찰부락
물소리뿐이네.
도시락 쳐들고
아버지를 불러도
흘긋 한 번 돌아보고 논만 매시네.
뻐꾹 뻐꾹
먼 먼 산에서 뻐꾸기만 우네.
일하는 아버지의
물소리만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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