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100' - 김영승(1959~ )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 장이지? 금방이겠다, 뭐.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 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분식점 같은 데서 부모일 돕는 싹싹한 자식들 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무슨 복으로 어떤 부모는 저토록 철 빨리 드는 아이를 두는 것인지. 연탄 네 장 들고 니들은 두 장씩 날러, 하는 자애의 복이겠지. 저 부녀에게 성탄절 장갑 선물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김경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