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가는 단칸방 - 박주택(1959~ )
방이 있다 그 방은 물에 젖어
시간에 떠 있다
늙은 어머니가 중풍으로 누워
수족을 움직이지 못하고
삼십 년을 넘게 건사해 온 장애 아들은
못에 노끈을 매고 있다
말 못하는 어머니, 사지를 뒤틀며
의자 위에 선 아들을 올려다본다
툭! 의자가 굴러가고
노끈에 목을 맨 아들이 컥컥거릴 때
그 온몸으로 쥐어짠 눈물의 힘으로
단칸방 하늘로 올라간다
슬프다. 이 시를 마지막으로 이런 비극이 올해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나누고 기도해야 한다. 사랑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천국으로 간 단칸방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새벽을 밝힌다.
정호승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