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김종철 (1947~ )
아무도 산 채로
세상을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들은 하늘로 높이 날면서
세상을 듭니다
새들에게는 지옥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의 십자가는 왜 당신이어야 합니까?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십자가가 하나씩 있다. 새들에게 지옥이 없는 까닭은 자기만의 십자가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이 지고 가는 십자가가 무거우면 등에 지고 가지 말고 품에 안고 가라. 지금 당신이 지고 가는 십자가가 가장 가벼운 십자가다.
정호승 <시인>